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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F.스콧 피츠제럴드)

devtimothy 2019. 12. 10. 23:52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를 군대있을 때 보았었다. (벌써 10년 전 이야기라니...) 당시에 파견 나가 있었는데, 주말에 무료한 병사들에게 장교들이 영화 가져와서 빔 프로젝터로 보여줘서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있었다.

이북 리더기를 들고서 무슨 책을 읽을까 도서관 앱을 뒤적거리다가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F.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이다.

영화가 3시간가까이 되는 길이이기에 책에서 굉장히 자세한 묘사가 되어있으리라 기대하면서 책을 읽었는데, 이게 왠걸. 알고보니 단편 소설이었다!

80세 노인으로 태어나서 아기가 되어 죽는 아주 독특한 한 사람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사실 이 소설을 쓰게 된 이유가 굉장히 궁금했다. 1차 세계대전 이후에 미국의 사람들은 어떤 감정을 느껴왔던 것일까. 전쟁의 승리와 급격한 산업화로 물질적인 풍요가 있었지만, 전쟁을 겪었던 이들이기에 삶에 대한 환멸도 동시에 느꼈던 것 같다.

"인생의 최고의 순간이 맨 처음에 오고 최악의 순간이 맨 마지막에 온다는 것은 참 슬픈 일" 이라고 한 마크 트웨인의 말에 영감을 받고 쓴 작품이 이 소설이라고 한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위대한 개츠비를 읽고 있었는데, (중간에 접었다.) 이것도 피츠제럴드의 소설인 것을 알고 놀랐다.

아마도 피츠제럴드도 장교로 참전을 했었고, 거기서 삶과 죽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 vs 소설

책과 영화를 다 보았던 사람으로써 무엇을 보길 추천하냐면, 아마 다른 사람들도 이구동성으로 영화를 보라고 추천하지 않을까 싶다. 소설은 그야말로 단편 소설이기에 내용이 정말 짧다. 그리고 결말도 약간 흐지부지 끝나는 듯 해서 찜찜함을 남긴다.

어떻게 보면 소설이 열린 결말로 끝나서 다양한 상상을 할수있게 만드는 이점이 있다고 볼 수는 있지만 말이다. (그래서 영화가 만들어지지는 않았나 싶기도 하다.)

소설만 보자면 궁금한 게 한두개가 아니다. 벤자민의 아내는 어떻게 되는지? 그의 아들은 그가 죽음을 맞이할 때 어떻게 했을까? 하면서 궁금증과 찜찜한 마음만 남긴 채 내용이 끝난다.

반면에 10년전에 봤던 영화 내용을 기억해보자면 벤자민과 아내의 사랑에 대해서도 엿볼 수 있고, 벤자민과 아내가 전신거울 앞에 나란히 서서 "우리 인생에서 가장 연배가 비슷한 시기야" 하면서 거울 속 자신들을 바라보는 모습은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소설을 보면서 기억에 남는 구문은... 벤자민이 나이가 들어 유치원생이 되었을 때, 유치원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이 나온다. 유치원 친구들은 앞으로의 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그는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다.

로스코의 아들은 1년 후 1학년으로 올라갔지만, 벤자민은 여전히 유치원에 남았다. 그는 아주 행복했다. 때때로 다른 꼬마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뭘 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그의 작은 얼굴에 그늘이 서렸다. 어린 생각으로나마 어렴풋하게 자신은 결코 함께 나눌 수 없는 것들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듯이.

책을 읽으며 이 구절이 마음 속에 박힌 이유는 뭐였을까? 벤자민은 자신이 선택해서 태어나고자 하지는 않았다. 특수한 삶을 살았지만, 자신의 삶을 누구에게 꿀리지 않게 살아왔다.

그는 명문대를 나왔고, 대학 시절에는 뛰어난 미식 축구 실력을 뽐냈다. 전쟁에서는 장교로 참전했다. 이후에는 능력을 인정받아 다시 준장으로 군에서 재입대 요청 (뭐라 표현해야할지 잘 모르겠다.)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군인이었다. 물론 그 자신의 특수한 삶 때문에 인생에서 많은 것들이 어그러지고, 꼬이긴 했었지만 말이다.

위 구절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 삶과 상황에 짓눌려 어린 시절에 꿈조차 꾸지 못하는 젊은이들에 대한 안타까움
  • 내가 나이 들어서 꿈이 없이 살아가게 된다면 얼마나 슬플까?
  • 인생을 거의 다 산 벤자민에게 있어서, 인생이란 무엇이었을까.

벤자민의 인생과, 우리 인생의 공통점을 찾자면 우리 인생의 리즈시절(?)은 20~50대에 정점을 찍는 듯 하다. 어린 시절의 늙은(?) 벤자민을 보면서는 나이가 들어서도 꿈을 잃지 않고 나아가는 청년의 열정을, 노년의 젊은(?) 벤자민을 보면서는 후회없이, 노년에 행복하게 눈을 감을 수 있는 평안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이상으로 오늘의 책 나눔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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