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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의 결혼을 말하다

devtimothy 2019. 12. 6. 13:41

팀 켈러의 결혼을 말하다

팀 켈러에 대한 오해

팀 켈러의 <결혼을 말하다>를 읽기 시작했다. 책의 팀 켈러 소개란을 보면 "현대판 C.S. 루이스" 라고 해서 굉장히 진지하고, 이성적이고, 냉철하게 기독교 변증을 할 것 같은 이미지이고, 책 두께와 글씨를 보면 사실 부담스럽기 짝이 없지만 의외로 C.S. 루이스와는 또 다른 느낌을 받는다.

사실 C.S. 루이스의 책도 꽤 좋아해서 <순전한 기독교>도 한 세번 정도 읽었었는데, 읽을때마다 사실 새롭게 느껴질 때가 많다. (어려워서... 😣) 그래서 팀 켈러도 "재미없는 양반" 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사실 책에서 소개되는 내용은 팀 켈러가 목회를 하면서 만난 성도들의 사례를 다양하게 소개하면서, 성경에서는 어떻게 이야기하는지를 소개해서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처음에는 이 책을 꽤 오래 읽게될 줄 알았는데, 12월 2일에 읽기 시작해서 6일에 끝났으니 4일만에 읽은 셈이다. 그리고 번역도 굉장히 뛰어나다. 기억에 남는 것을 꼽자면 "1000달러"가 아니라 "10만원" 으로, 그리고 "콩깍지" 라고 번역된 것을 봤는데, 번역자 분도 굉장히 우리 정서에 맞게 번역하고자 한 흔적들이 많이 보였다.

사랑에 대해서

책을 읽으며 한 친구가 생각이 났다. 이 친구는 진짜 정말정말 사랑했던 여자친구가 있는데, 어쩔수 없는 사정으로 헤어졌다. 그런데 그때의 강렬했던 추억을 잊지 못해서, 이후에 다른 사람과 교제하면서도 계속 그때의 "느낌"을 찾는 것이었다.

친구가 그런 이야기를 할 때마다 나는 "야, 그래도 3년정도면 그것도 다 식기 마련이래. 좀 더 기다리면서 또 다른 사랑의 매력을 찾아나가봐" 하며 이야기해줬지만 그 친구는 그때의 강렬했던(?) 추억을 잊지 못하는 듯 했다.

책을 읽으며 팀 켈러도 이런 이야기를 한다.

사랑하기 위해서 반드시 감정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은 그릇된 생각이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를 예로 들어보자. 아이가 특별히 예쁜 짓을 하지 않았지만 하루 정도 휴가를 내고 아이를 야구장에 데려가 즐겁게 해주었다면, 어떤 면에서는 마음에 애정이 가득한 경우보다 사랑이 훨씬 더 깊다고 보아야 한다. ... (중략) ... 이처럼 감정이 먼저 뜨거워진 뒤에야 사랑의 행동이 나올 수 있다는 조건을 내세우면 지혜롭게 사랑하기 어렵다.

팀 켈러는 책의 전반적으로 걸쳐 "오래 지속가능한 사랑"을 실천하기를 강조한 듯 하다. 서로의 출생과 살아온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가 원하는 것도 다르다. 팀 켈러는 자신의 사례를 소개하는데, 생일선물로 골프채를 가지고 싶어하는데, 실용적인 것을 추구하는 아내는 셔츠 세트를 선물로 줬다는 이야기를 하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결혼에 대해서

책을 읽으며 혼전순결이나, 동거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친구들 모임에 가면 내가 혼전순결을 지킨다는 것 (달리 말하면 섹스를 한번도 해보지 않았다는 것) 에 대해서 굉장히 신기하게 (혹은 이상하게) 보는 친구들이 많이 있다. 그러면 줄줄이 묻는 이야기들이 있다. 그럼 야동도 안보냐, 신체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같은 질문부터 시작해서, 결혼 전에 속 궁합을 맞춰봐야 한다느니, 속궁합이 안 맞아서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는 둥의 별의별 이야기를 다 듣게 된다. (참 신기하게도 속궁합 얘기는 다들 약속이라도 한듯이 똑같은 얘기만 한다.)

팀 켈러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한다.

오늘날의 데이트는 한바탕 놀이이자 섹스 파트너와 즐기는 유희쯤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결국 상대방의 성품을 평가할 만큼 일상을 들여다 볼 뾰족한 방법이 없는 까닭에 동거를 택하는 측면이 적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나 역시도 성적인 만족이 결혼 생활에 불필요하다는 입장은 아니다. 그러나 섹스가 결혼의 전부는 아니지 않는가. 친구들에게 오히려 궁금한 점은, 속궁합이 안 맞으면, 교제하는 사람과 헤어질 것인가? 그렇다면 과연 그건 사랑이었다, 혹은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오히려 나는 그 불확실함 마저도 덮어주고, 믿고, 사랑하는 것이 진실한 사랑이라 생각한다.

감정에 눈이 멀어 사리를 분별하지 못하거나 불같이 달아올랐다가 금방 식는 것을 피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혼전 성관계를 거부하는 것이다. ... (중략) ...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것은 성행위라는 것이 상대방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열정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로맨틱한 감정을 쌓기 전에 우정부터 쌓으라.

느낀 점

주변 사람들의 결혼이나 교제하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상대방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어떤 확실한 것 하나라도 보장받고 싶어한다는 것을 느낀다. 외모, 학력, 재산 등등... 사람들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게 다르지만 상대를 온전히 사랑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낭만적인 감정이나 육체적 만족, 물질이 필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세상에 있는 그 어떤 것들도 우리를 만족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남녀가 서로 만나 진정한 행복과 사랑을 누리려면, 자기보다 상대를 더 낫게 여기고, 그리스도가 우리를 용서하셨듯이 상대를 용서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함을 느끼게 된다.

세상이 말하는 사랑으로는 불가능하다. 오직 그리스도의 사랑에 은혜를 입은 사람들만이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나도 부족한 사람이지만 이런 사랑을 해나가기를 소망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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