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가 무기력증에 대처하는 자세

개발자가 무기력증에 대처하는 자세

왜 이렇게 힘들지?

어느덧 2020년도 지나고, 2월 중순을 지나고 있습니다. (2020년의 10%가 벌써 지났네요.) 이제 어느덧 5년 차 개발자가 되었고, 새해 결심으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영어공부도 하고, 코딩도 꾸준히 해왔습니다. 회사에서는 올해 초에 새로운 앱 런칭을 위해서 바쁘게 움직였고, 그 와중에 스터디, 개인 코딩, 블로그 글 연재, 영어공부, 그리고 연애까지. 놓치고 싶지 않은 것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한 달을 못 채우고 지쳤네요.

그러던 중에 무기력증이 굉장히 잦은 주기로 내게 찾아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따금씩 피곤해서 잠을 몰아서 자는 경우가 있기는 했는데, 거의 2~3개월에 한번 쯤 그랬지만 요즘 들어서는 그 주기가 잦아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근래 회사에서 앱 런칭 등을 하면서 잦은 야근 등 에너지 소모가 많기도 했기에 이것이 요인이 될 수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빠른 주기로 무기력증이 찾아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내게 찾아오는 무기력증의 원인이 무얼까? 라는 생각을 하며 일상을 점검해보니, 일단 하는게 많다 라는 점입니다.

• 오전 6시 기상
• 영어공부
• 스터디 1~2개
• 개인 코딩
• 블로그 글 쓰기
• 독서

여기에다가 주말에는 신앙생활과 연애, 그리고 출퇴근은 왕복 3시간 가까이 걸리니 아무래도 무기력할 수 밖에 없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여기서 더 깊이 나아가, 또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이것들은 왜 하는건데? ... 이 질문에 대해서는 이런 답변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커리어를 잘 쌓아 나가려고...

소프트웨어 개발 일을 시작하면서 봐왔던 선배 개발자들도 꾸준하게 공부를 해오고, 오픈 소스에 기여하는 등 여러가지로 열심히 하시는 모습을 봐 왔기에, 나도 그들을 따라서 꾸준히 공부를 해왔습니다.

또한 커뮤니티에서 이따금씩 보이는 비전공자 출신 개발자가 좋은 기업에 취직한 이야기나, 그들이 어떻게 공부를 해왔는지에 대한 글을 보게 되면 자극 받고, 이대로 있을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채찍질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또 많은 이들이 생산성과 자신의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시간 단위로 자기가 뭘 했는지 기록하는 사람들도 있고, 다양한 템플릿들을 공유하고, 그것들을 퍼가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물론 커리어를 잘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나쁜 것이 아닙니다. 성실함과 꾸준함으로 계속해서 공부해 온 것도 되려 칭찬할만한 일이지, 나쁜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 되풀이되는 무기력증의 근원에는 나 자신을 옥죄는 낮은 자존감 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 스스로 길을 해쳐나간다기보다는, 무언가에 휩쓸려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 것이죠.

극복을 위한 결심

무기력한 나를 극복하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요? 저는 이제 무언가를 하는 걸 줄이고자 합니다.

사실 이 업계에서 일하며,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체질상 못할 것을 제 스스로 압니다. 이 글을 써놓고도 또 저는 무언가를 하려고 또 꿈지럭대겠죠. 😅

이러한 무기력을 대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는 체력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계발도 좋고, 멋진 커리어를 쌓기 위한 노력도 좋지만 무엇보다 건강한 체력과 정신이 필요하겠구나 싶었습니다.

분명 또 지내다 보면 넘어지는 경우가 있을 것이고, 어려움도 더러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실패 (Fail)"의 다른 말은 "다시 하는 것 (Try again)" 이라죠 🙏 (이렇게 트위터로 인생을 배웁니다. 🐤)

아무튼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다시 나를 더 사랑하고, 더 가꿔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글을 쓰면서도 마음이 참 회복되고 좋네요. 부디 저와 같이 무기력을 겪고 계신 분들이 계시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글 작성 이후 우연히 보게 된 영상인데 공감이 많이 가서 공유합니다: https://youtu.be/z_DgkE6hlT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