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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회고

devtimothy 2018. 12. 30. 23:11

2018년 회고

개요

어느덧 올해도 3일정도 남았다. B2B와 B2C를 모두 하는 스타트업으로 이직해서 일한지도 어느덧 1년 반정도가 되었다. 많은 변화와 수확이 있었던 것을 스스로 느끼는데, 머릿속에 맴돌고 정리되지 않은 것들을 하나하나 글로 적어보자 한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올해 초를 기점으로 해서 회사 규모도 많이 커졌다. 작년 7월에 입사했을때만 해도 10명? 12명? 정도였는데 어느덧 29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회사가 되었고, 부산에 지사도 생겼다. 👏

개발팀도 올해 초를 기점으로 해서 분위기나 환경 면에서 큰 분위기 전환이 있던 것 같다. 개발팀에 좋은 동료분들이 합류하게 되면서 코흘리개 쩌리 개발자인 내가 귀한 분들을 인터뷰 해보는 영광(?)도 맛보게 되었다.

좋은 동료분들이 합류하게 되면서 이전에는 생각해보지 못했던 깊은 고민을 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프론트엔드 개발자 두 분이 팀에 합류하게 되면서, 개발해온 파트너페이지 인수인계를 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사실 그때 당시에 이정도면 예전에 개발되어 있던 것에 비하면 훌륭한 편 아닌가?라는 오만방자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워낙 그전에 만들어져 있던 페이지가 별로였어서...

인수인계라는게 무엇을 전달해야하는지도 잘 몰라서 어리버리했던 것 같다. 히스토리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에게, 짧은 내용을 전달해드리고 끝나버렸던 기억이 있다. 그때 당시에는 '이분들이 어떤 부분을 궁금해 하시는걸까'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다. 코드 리뷰를 해야하는건가? 히스토리를 알고 싶어하시는데, 무얼 이야기해야하지? 하며 어려움이 있었는데, 오히려 나 말고 다른 분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시면서 그간의 히스토리를 파악하셨던 모습은 내게 아주 깊은 인상으로 남아 있다.

사실 코드 구현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다. 당시에 그분들이 궁금했던 것은 이 기능을 어떻게 구현했냐가 아니라 앱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궁금증이었던 것 같다. 같은 물을 팔더라도 동원샘물이랑 에비앙의 느낌이 다르듯이 말이다. 사실 이전 직장에서는 개발을 해도 재미가 없던 이유가, 앱을 만들어도 쓰는 사람이 없었고, 피드백도 들어보지를 못했다. 그래서 서비스에 대해서 깊이 고민해 볼 수 없었던 것 같다.

며칠 전에 내게 처음 프로그래밍을 알려준 형이랑 이야기하면서도 형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 코드 짜는 거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신입 직원들한테 책 한권 던져주고 과제 던져주면 2주 안에 다 짜온다. 중요한 것은 코드 구현이 아니라 아키텍쳐에 더 주의를 기울여라, 라는 내용이었는데 마침 이 글에서도 동일한 내용을 언급하는 것을 보게 된다.

'프로그램' 이라는 단어는 비단 컴퓨터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TV에서 방송되는 것도 TV 프로그램이라 부르고, 어떤 모임이나 행사를 가더라도 프로그램이 있다. '좋은 TV 프로그램'은 많은 시청자들이 시청하며 즐거움, 유익, 감동을 받는다. 어떤 행사나 공연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회사의 동료 개발자 분들과 함께하면서 내가 확실히 달라진 마음 자세는 이것인 것 같다. 나는 단순히 코드 구현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용자들에게 방향을 제시하여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뜻밖의 수확, 파일럿 프로젝트

본인이 다니는 회사는 레스토랑 예약 서비스를 하는 스타트업이다. 스프린트를 시작하면 보통 2주동안 진행하는데, 어느 스프린트 때는 생각보다 할 일이 일찍 끝나서 옆자리 동료 개발자를 꼬셔서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아무개님, 저희 일 한번 벌려볼래요?"

사실 프로젝트를 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여자친구랑 밥먹으러 갔는데, 음식점 앞의 대기 현황판에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넣는 것을 보면서 우리 서비스에서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감사하게도 대표님께서도 이 파일럿 프로젝트를 흔쾌히 받아들여주셔서, 원활하게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고, 서비스를 사용해 볼 매장을 빠르게 섭외해서 적용해 볼 수 있었다.

효과는 굉장했다 어느 순간 대기관리용 키오스크가 100대가 들어오기 시작하고, 정신차려보니 100대가 다 설치되어서 키오스크 추가주문이 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진짜 이 상황 무엇...

너무 잘 돼서 되려 당황스럽기도 했다. 사실 잘 될거라는 기대를 안 했었기에... 😮 원래는 그냥 사부작거리다가 조용히 사라질 각오를 하고 만들었는데 너무 잘 되어버려서 나중에 다른 개발자들에게 그간의 히스토리를 공유하느라 애먹기도 했다. 부족한 나지만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참 감사한 일이었다.

사실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파일럿 프로젝트가 메인 프로젝트가 되면서, 동료분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피드백들을 공유하면서 함께 갈 수 있어야하는데 그렇지를 못했던 것 같다. (난 여전히 협업에 대해 어설픈 부분이 많았던 것을 느낀다.)

내 일을 함께 감내해줄 동료들이 옆에 있는데, 사실 미안해서 옆자리 동료들에게 부탁을 못하는 경우도 있던 것 같다. 지난 주말에 함께 퇴근하는 동료 개발자분께서는 내가 너무 짐을 다 도맡아서 하려는 것 같다는 말씀도 해주셨다. 자기가 할게 없다고

함께 일하는 법을 더 배울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의 성장 측면에서

참 열심히 살았다. 새벽에 일어나서 운동가고, 끝나고 카페에서 개인 공부하고,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해서 연애하고... 정말 열심히 산 것에 비해서 이번 1년을 돌아봤을 때 나는 대체 뭘 한걸까? 라고 생각해보니 이룬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을 보게 된다.

나름 책도 많이 읽고, 공부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머릿속에 남아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느낀다. 참 허무하다.

사실 완전히 헛된 시간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좋은 습관을 들일 수 있었던 시간이었으니까 말이다. 다만 앞으로 중요한 것은 원인 분석인데, 난 이 회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이번 1년을 돌아보았을 때 한가지 생각하게 되는 것은, '내가 열심은 있으나 방향성 없이 지냈구나' 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회사에서는 백엔드와 프론트엔드 작업을 이리저리 해가면서 내면에서는 늘 갈등이 있었다. 일을 하면서 즐거운 것은 프론트엔드 작업인데, 업무적으로는 애매하게 걸쳐 있으니 말이다.

내년에는 매달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향하여 달려가볼 예정이다. 개발자들은 참 성실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웹을 돌아다니다보니 주간 회고를 매주마다 올리시는 분들을 볼 수 있는데, 도전이 많이 된다.

권성준님 블로그, 조슈아님 블로그, 안도형님 블로그 등... 열정적인 사람들이 많은 이 업계에서 일할수 있음도 참 감사하다.

주간 목표를 정하고 달려가볼 수 있는 내가 되기를 원한다. 학습에 대한 부분도 많이 개선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동료 개발자님의 추천으로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블로그에 자바스크립트 관련 번역 글을 올리면서 개인 공부도 할 수 있었고, 이는 나에게 좋은 자극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마무리

주절주절 길게 썼지만 그냥 내 마음에 하나 남는 단어는 '방향성'이다. 나는 어디로 갈 것인가? 라는 고민은 여전히 내게 계속되고 있다. 중학교 때 인문계 갈 것이냐 실업계 갈 것이냐 부터 시작해서 이놈의 진로 고민은 늘 끊이지 않는듯 하다.

회사에서도 여전히 많은 선택을 해나가면서 업무를 진행해나가야 한다. 좋은 팀과 동료들을 만나서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한 한 해였다. 다만 바라는 것은 내가 당면한 지금의 상황에서 두려워하거나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내가 되기를 바란다. 신은 늘 나에게 한걸음 더 성장할 기회를 주신다.

올해를 이제 하루 남긴 이 시점에서, 내년에는 더 큰 걸음으로 도약하는 내가 되기를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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